최근 혁신적, 융복합적 연구 개발에 대한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다.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더욱 격화되면서 시장 선도 역량의 필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국가 모두 시장 선도 경험이 부족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학계의 기반 기술과 산업계의 사업화 역량 간의 간극을 메워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온 미국의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제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해온 미국은 1950년대 과학 정책의 추진체가 될 독립 연구 조직 DARPA를 국방부 산하 기구로 발족했다. DARPA의 설립 목적은 국가 경쟁력의 기반인 미국의 과학 기술적 우위를 강화하는 것이다. DARPA는 DARPA-hard Niche, 즉 중요하고 획기적인 수혜(Revolutionary Advantages)가 기대되지만 실패할 우려도 커서 대학이나 기업이
하기 힘든, DARPA만이 할 수 있는 과제를 중점 연구 대상으로 한다.
설립 이후 줄곧 DARPA는 미국의 혁신 연구 생태계에서 대학, 기업, 정부를 연결하는 Hub이자 혁신적 연구의 산실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연구 시설을 직접 보유하거나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민간 부문에서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서 연구 진행을 주도하고 연구 결과를 현실로 구현하는 데에 활동의 초점을 둔다. 그래서 DARPA의 핵심인 프로그램 매니저에게는 독립적이고 막강하면서도 폭넓은 재량권과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다. DARPA의 프로그램 매니저는 미래의 주요 이슈를 발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 과제를 선정하며 산학계에 흩어진 아이디어와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연구 결과를 실증, 구현하는 역할을 맡는다. DARPA의 조직도 프로그램 매니저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민첩하고 유연한 수평적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독특하고 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가진 DARPA는 인터넷, 마우스, GPS, 스텔스 기술, 무인 항공기, 무인 자동차 등 혁신적인 결과물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기존 시장 구도를 바꾸는 ‘Disruptive Innovation’을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DARPA의 조직 구조와 운영 방식을 모방한 HSARPA, IARPA, ARPA-E가 주요 정부 부처 산하에 속속 설립되기도 했다.
DARPA는 매우 독특한 조직이며 미국적 배경을 전제로 한 조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한국적 토양에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DARPA의 역사와 성과들은 혁신 연구 생태계 내에서 DARPA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고 DARPA식의 조직 목표와 운영 방식이 성공적으로 기능해 왔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여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밀쳐내기보다는 한국의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가치가 매우 커 보인다.
< 목 차 >
Ⅰ. DARPA, 미국의 혁신·융복합 연구의 구심점
Ⅱ. DARPA의 혁신적 성과들
Ⅲ. 성과의 원동력은 독특한 운영 방식과 조직 구조
Ⅳ.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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